DIVEROUT
블로그로 돌아가기
Santiago De La Cruz

무거운 장비부터 사지 마라! 산티아고 할아버지(Tatay)의 충고

이제 막 오픈 워터 자격증을 땄는데 벌써 티타늄 호흡기를 사고 싶다고? 아이고(Susmaryosep). 돈 낭비하기 전에 여기 앉아서 진짜 먼저 사야 할 게 뭔지나 좀 들어보라고.

무거운 장비부터 사지 마라! 산티아고 할아버지(Tatay)의 충고

에휴(Hay naku). 매주 여기 아닐라오 보트 위에서 그런 애들을 본단 말이지. 초보 다이버들. 갓 오픈 워터 딴 애송이들. 도시에서 번쩍거리는 박스들을 들고 비싼 향수 냄새를 풍기며 나타나지.

지난주에는 마닐라에서 온 한 녀석이 있었어. 준준(Jun-Jun)이라고 부르자고. 이 녀석이 마치 베르데 아일랜드 해협(Verde Island Passage)이 지 거인 양 방카 보트에 올라타더군. 아주 새삥 BCD에, 깊은 동굴용 테크니컬 다이빙에나 쓰는 무거운 윙 시스템을 메고 말이야. 호흡기(Regulator)는 우리 집 부엌 리모델링 비용보다 더 비싼 걸 달고 있더라고. 아주 네이비 실(Navy SEAL) 대원처럼 보이더만.

그런데 물에 뛰어들었지.

5분 뒤에 우리는 솜브레로 섬 근처 수심 12미터에 있었어. 그 녀석이 산호를 즐기고 있었냐고? 아니. 패닉에 빠져 있었지. 왜냐고? 얼굴에 맞지도 않는 싸구려 렌탈 마스크를 쓰고 있었거든. 마스크에 물이 계속 차오르니 앞이 안 보이는 거야. 코로 물을 들이마시더니 코르크 마개처럼 수면으로 솟구쳐 오르더군. 아주 위험해! 폐 과팽창 상해(Lung overexpansion injury)가 일어날 뻔한 상황이었지.

등짝엔 10만 페소짜리 비싼 장비를 다 짊어지고서, 가장 기본적인 걸 안 사서 다이빙을 망친 거야.

이 산티아고 할아버지(Tatay) 말을 들어라. 난 네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이 바다에서 다이빙을 했어. 그땐 화려한 컴퓨터 같은 것도 없었지. 그냥 세이코 시계 하나랑 기도문 하나면 충분했어. 하지만 요즘은 다르지. 장비를 사고 싶어? 좋아. 하지만 멍청하게 굴지 마. 무거운 쇳덩어리부터 사지 말란 말이야.

여기 리스트가 있다. 이걸 따르든지, 아니면 나중에 다이빙 망치고 내 탓 하지 말든지.

1. 마스크: 세상을 보는 창 (그리고 위생!)

이게 1순위다. 무조건 1순위.

앞이 안 보이면 다이빙을 할 수가 없어. 아주 간단한 이치지. 물속에서 눈이 멀면 스트레스가 올라가. 스트레스가 올라가면 숨이 가빠지지. 숨이 가빠지면 공기가 금방 바닥나거나 수면으로 튀어 올라가게 돼. 이건 안전의 연쇄 반응이야.

그리고 "찝찝함"에 대해 이야기 좀 해보자고.

렌탈 마스크가 어디에 처박혀 있었는지 네가 알아? 내가 말해주지. 헹굼통이야. 그 통에 든 건 물이 아니야. "수프"지. 물 50%, 침 30%, 그리고 앞서 사용한 다이버 50명의 콧물 20%가 섞인 수프란 말이야.

세상에(Sus)! 그걸 얼굴에 쓰고 싶어? 네 눈 근처에? 네 코 근처에 말이야?

모든 다이버는 서리 방지를 위해 마스크에 침을 뱉어. 나도 내 마스크에 침 뱉어. 하지만 그건 침이잖아. 렌탈을 하면 낯선 사람의 타액을 네 안구에 문지르는 꼴이라고. 그 사람이 감기에 걸렸을지, 마늘을 먹었을지, 아니면 결막염이 있을지 누가 알아?

김이 서리고 물이 새는 다이빙 마스크

그리고 얼굴 피팅(Fit). 사람마다 얼굴이 다 달라. 어떤 사람은 필리핀 사람 특유의 큰 코를 가졌고, 어떤 사람은 광대가 넓지. 렌탈 마스크는 "평균적인" 사람에게 맞게 제작돼. 하지만 이 세상에 평균적인 사람은 없어.

새 마스크를 위한 산티아고의 팁: 마스크를 새로 사면 유리 표면에 공장에서 묻어 나온 화학 막이 있어. 사자마자 바로 다이빙하면 침을 아무리 뱉어도 김이 서릴 거다. 젤 타입 말고 하얀색 알갱이가 있는 치약으로 유리 안쪽을 빡빡 문질러야 해. 손가락으로 세게 문지르고 헹구고, 이걸 다시 반복해. 세 번은 해야 해. 샵 직원들은 이런 거 말해주는 걸 깜빡하지. 그러고 나면 넌 마스크 탓을 하게 될 거야.

밀착 테스트(Fit Test): 샵에 직접 가. 온라인으로 사지 말고! 스트랩을 걸지 말고 마스크를 얼굴에 대봐. 위를 살짝 쳐다보고 코로 숨을 살짝 들이마셔 봐. 숨을 멈췄을 때 마스크가 얼굴에 착 달라붙어 있으면 좋은 거야. 공기가 새어 들어오면 버려. 그리고 투명 실리콘 말고 검은색 실리콘으로 사. 투명한 건 햇볕 아래서 1년만 지나면 똥니처럼 누렇게 변하고, 빛 반사가 심해서 눈부시단 말이야.

2. 다이브 컴퓨터: 네 생명 보험

난 삑삑거리는 이 다마고치들을 싫어해. 옛날엔 우리 모두 미 해군 테이블(US Navy Tables)을 썼지. 머리를 썼단 말이야. 우리 수심 한계를 스스로 알았어.

하지만 너희는? 너희 젊은 다이버들은 모든 걸 다이브 마스터(Dive Master)한테 의지하지.

"산티아고 할아버지, 우리 수심이 얼마예요?" "산티아고 할아버지, 시간 얼마나 남았어요?"

조류 때문에 우리 사이가 멀어지면 어쩔 건데? 거북이 구경하다가 길을 잃으면 어떡할 거냐고?

컴퓨터가 없으면 넌 장님 비행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야. 네 질소 한계치를 모르잖아. 네가 감압병(the bends)에 걸리기 직전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단 말이지.

렌탈용 컴퓨터는 쓰레기야. 보통 샵에서는 글자가 잘 안 보이거나, 배터리가 깜빡거리거나, 버튼이 너무 뻑뻑해서 망치로 두드려야 눌리는 걸 주곤 하지. 가끔은 아예 렌탈용 컴퓨터가 없는 샵도 있어! 그냥 "가이드를 따르세요"라고만 하지.

절대로 가이드를 맹목적으로 따라가지 마라.

이건 아주 중요한 안전 규칙이야. 나는 너보다 더 깊이 있을 수도 있어. 나는 3주 내내 매일 다이빙을 했고 너는 방금 도착했으니까, 체내 질소 축적량(Tissue loading)이 다르다고. 내 컴퓨터는 안전하다고 나오지만, 네 몸은 다르단 말이야. 내 프로필을 똑같이 따라오면 나는 괜찮아도 너는 재압 챔버(Recompression chamber) 신세를 질 수도 있어.

단순한 컴퓨터 하나 사. 아이폰이랑 연결해서 피자 주문해 주는 그런 거 필요 없어. 그냥 숫자 큰 거로 사.

  • 현재 수심(Current Depth)
  • 다이빙 시간(Dive Time)
  • 무감압 한계 시간(NDL, No Decompression Limit) - 제일 중요한 숫자다!

단순한 손목형 다이브 컴퓨터

자기 컴퓨터가 있다는 건 그걸 사용하는 법을 안다는 뜻이야. 삑삑 소리가 뭘 의미하는지도 알게 되지. 네 안전은 네가 책임지는 거야. 그래야 진짜 다이버가 되는 거지, 그냥 관광객이 아니라.

3. 핀(오리발): 조류에 맞서는 네 엔진

자, 이제 앞도 보이고 감압병으로 죽지도 않게 됐어. 그럼 이제 움직여야지.

렌탈 핀은 대개 끔찍해. 싸구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지. 판자처럼 뻣뻣하거나 죽은 물고기처럼 흐물거려. 그러면 장딴지에 쥐가 난다고.

그리고 부츠! 에휴(Hay naku). 렌탈 부츠를 신는 건 마라톤 끝난 남의 운동용 양말을 신는 거나 마찬가지야. 곰팡이, 무좀. 아주 역겹지. 네 부츠(돌이 날카로우니 5mm로)랑 네 핀을 사란 말이야.

내 말 똑똑히 들어. 그 "스플릿 핀(Split fins)" 같은 건 절대 사지 마.

그거 알지? 물고기 꼬리처럼 반으로 갈라진 거. 판매원은 그러겠지. "오, 이거 아주 편해요, 힘이 하나도 안 들어요!"

그래, 힘이 안 든다는 건 추진력도 없다는 소리야!

여기 필리핀, 특히 바탕가스나 푸에르토 갈레라는 조류가 까다로워. 물이 막 움직인단 말이야. "세탁기" 같은 조류도 있어. 그런 게으른 스플릿 핀을 신고 조류를 만나면 넌 뒤로 밀려날 거야. 말레이시아까지 떠내려가고 싶어?

너에겐 튼튼한 **패들 핀(Paddle fin)**이 필요해. 뼈대가 있는 놈으로 말이야. 프로그 킥(Frog kick)을 할 줄 알아야 해 (제발 좀 배워라, 플러터 킥(Flutter kick)으로 산호 좀 차대지 말고!). 바다에 맞서서 발차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바다는 강해. 너는 더 강해져야 해.

4. 슈트: "소변"의 법칙

비밀 하나 말해주지. 모든 다이버는 슈트 안에 오줌을 싸.

세상엔 두 종류의 다이버가 있어. 슈트에 오줌을 싸는 다이버와, 거짓말하는 다이버.

몸이 차가워지면 소변이 마려운 법이야. 자연스러운 현상이지. 이걸 침수 이뇨(Immersion diuresis)라고 불러. 수압이 네 다리를 쥐어짜면 혈액이 가슴 쪽으로 몰리고 신장이 열일하게 되는 거지.

자, 이제 다이빙 샵에 걸린 렌탈 슈트 걸이를 생각해 봐. 그 네오프렌 소재는 수천 명의 낯선 이들이 싼 오줌을 머금고 있어. 샵에서 헹구긴 하겠지. 하지만 멸균 소독을 할까? 아니.

말리고 있는 렌탈 슈트들

게다가 렌탈 슈트는 절대 몸에 안 맞아. 네오프렌은 오래돼서 압착되어 있고. 렌탈용 "M" 사이즈는 보통 덩치 큰 관광객들이 늘려놓은 "L" 사이즈나 다름없어.

슈트가 헐렁하면 물이 계속 들어왔다 나갔다 해. 따뜻해진 물은 나가고 찬물이 들어오지. 그럼 넌 얼어 죽는 거야. 추우면 숨이 빨라져. 공기를 더 많이 쓰게 되지. 네가 덜덜 떨고 있으면 모두의 다이빙이 일찍 끝나버린단 말이야.

반대로 슈트가 너무 끼면 숨을 못 쉬어. 폐쇄공포증이 올 수도 있고.

3mm 전신 슈트(Full suit)를 사. 왜 전신이냐고? 추위 때문만이 아니야. 해파리 유생들, 쏘는 히드라, 불산호(Fire coral) 때문이지. 네 피부를 보호해. 네 몸에 딱 맞는 걸 사면 따뜻해. 그리고 거기엔 네 오줌만 들어있을 테니까 안심이지.

비교: 왜 작은 것부터 사야 하는가?

이 표를 봐라. 매뉴얼 읽기 싫어하는 너희를 위해 간단하게 만들었어.

장비 품목위생 문제?안전에 직결됨?휴대성?산티아고의 결론
마스크매우 높음 (침/콧물)높음 (시야/패닉 방지)매우 쉬움1순위로 구매
컴퓨터낮음결정적 (감압병 예방)매우 쉬움2순위로 구매
핀 & 부츠중간 (무좀)높음 (조류 대응)중간3순위로 구매
슈트매우 높음 (소변)중간 (보온/보호)중간4순위로 구매
호흡기중간 (마우스피스)높음무겁고 까다로움그냥 빌려라
BCD낮음중간매우 무거움그냥 빌려라

왜 호흡기와 BCD는 나중인가?

"하지만 할아버지," 네가 말하겠지, "멋있어 보이고 싶단 말이에요! 강사님처럼 풀 세트를 맞추고 싶다고요!"

시끄러워.

호흡기(Regulator)랑 BCD(부력 조절기)는 무거워. 둘이 합치면 5~7킬로그램은 나간다고. 요즘 세부 퍼시픽이나 에어아시아 수하물 요금 봤어? 좌석 값보다 가방 값이 더 나올걸.

그리고 이것들은 기계야. 고장이 난다고. 오링(O-ring), 호스, 인플레이터 같은 게 들어있어. 1~2년마다 오버홀 서비스를 받아야 해. 그 서비스도 다 돈이야. 1년에 딱 한 번 휴가 가서 다이빙할 거라면, 내부 부품이 말라 비틀어지고 삭아버릴 거다.

호흡기랑 BCD를 빌리면 샵에서 관리해 주잖아. 만약 새거나 인플레이터 버튼이 (모래 낀 렌탈 장비라) 뻑뻑해지면, 그냥 돌려주면서 "다른 거로 바꿔줘요" 하면 끝이야. 네 문제가 아니라 샵 문제라고.

1년에 20~30번씩 다이빙을 하거나, 가방을 들어줄 개인 짐꾼이 있는 부자가 아니라면 무거운 장비는 그냥 빌려 써.

유일한 예외: 마우스피스

호흡기에 끼울 네 개인 마우스피스는 하나 사. 500페소 정도밖에 안 해.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호흡기 빌릴 때 보트 스태프한테 케이블 타이 하나 달라고 해서 네 거로 바꿔 끼워. 그래야 500명이 물었던 플라스틱을 안 씹어도 되지.

호흡기 마우스피스

마지막 조언

다이빙은 패션쇼가 아니야. 물고기들은 네 핀이랑 마스크 색깔이 맞는지 관심 없어. 거북이는 네 BCD가 신상인지 신경 안 쓴다고.

다이빙은 물속에 들어갔다가 살아서 돌아오는 거야.

마스크부터 시작해. 그게 모든 걸 바꾼다. 편안해지면, 바닷물이 눈을 찌르지 않고 앞이 선명하게 보이면 넌 긴장을 풀게 돼. 네가 긴장을 풀면 부력 조절도 잘하게 되지. 산호를 차지도 않게 되고, 더 많은 걸 보게 될 거야.

5만 페소짜리 컴퓨터랑 티타늄 호흡기를 주렁주렁 달고선, 싸구려 렌탈 핀 때문에 쥐가 나서 다이빙 포기하는 그런 멍청이는 되지 말자고.

똑똑하게 굴어. 돈은 편안함과 안전을 위해 먼저 쓰는 거다.

자, 이제 가서 장비나 제대로 닦아. 그 "수프" 통 말고! 깨끗한 물로 헹구고 그늘에서 말려라.

에휴(Hay naku), 요즘 애들이란.